제노비스 신드롬으로 잘 알려진 키티 제노비스가 노상강도에 의해 살해된 지 6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 신드롬은 심리학에서 '방관자 효과'라는 용어가 만들어질 만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사건 발생일로부터 50년이 지나서 엄청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제노비스 신드롬(방관자 효과)과 그 반전을 함께 다루어보겠습니다.
키티 제노비스 사건
1964년 3월 13일 새벽 3시, 미국 뉴욕 퀸즈 지역에 살던 29세의 여성 '키티 제노비스'가 자신의 아파트 건물 앞에서 괴한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피해자는 격렬히 저항하며 30분 넘게 비명을 지르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근 주민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심지어 신고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노비스는 괴한의 칼에 찔려 끝내 숨졌습니다.
새벽 시간에 여성의 비명소리를 듣고 이 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38명이나 되었지만 도움은커녕 창 너머로 비명을 지르는 피해자를 구경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후 뉴욕타임스에서 '살인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38명'이라는 기사를 냈고, 미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방관자 효과 (Bystander Effect)
방관자 효과는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고 주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키티 제노비스 사건이 방관자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제노비스 신드롬(Genovese syndrome)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 현상은 개인이 책임감을 분산시키거나, 다른 사람의 반응을 기다리면서 발생하는 행동 억제의 결과로 나타납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 사건을 통해 집단 내에서 개인의 책임감이 어떻게 희석되는지 연구를 했습니다.
방관자 효과의 사회심리학적 설명
가장 대표적인 것은 '책임 분산 가설'과 '사회적 영향 가설'입니다. 책임 분산 가설은 사람들이 함께 있을 때 개인적으로 느끼는 책임감이 줄어든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영향 가설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불분명해지고, 주위에서 비슷한 사건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감정적으로 둔감해져서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설명도 추가됩니다.
방관자 효과의 사회적 파급 효과
이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차원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방과자 효과로 인해 사회적 연대감과 공동체 의식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고, 공동체 내에서의 비상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방관자 효과에 대한 이해와 이를 극복하는 것은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관자 효과에 대한 최신 연구
최근 연구들은 기술 발전과 사회적 변화가 방관자 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1964년 당시와는 달리 인터넷의 보급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사람들은 비상 상황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노비스 신도롬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될 것입니다.
방관자 효과를 극복하는 방법
방관자 효과는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되지만, 다음의 방법으로 극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첫째, 자신이 목격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보통 곤경에 처한 사람을 바로 돕지 못하는 것이 두려움이나 망설임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즉, 두려움, 망설임을 이겨내고 보다 능동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나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때론 자신의 도움의 크기나 영향을 지레짐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작은 도움일지 몰라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는 어떤 도움이든 절실할 수 있으므로 작은 도움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남자들이 군 제대 후 민방위 교육을 가게 되면, 인공호흡을 알려주는 강사님이 늘 강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 확인 후 주변에 있는 누군가를 지명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거기 파란색 점퍼를 입고 계신 분! 119에 지금 바로 연락해 주십시오.'
키티 제노비스 사건의 교훈
이 사건은 개인이 비상 상황에서 책임을 지고 행동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 모두가 서로를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점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50년 후 반전!!
사건 발생 50년 후 워싱턴포스트의 조사로 키티 제노비스 사건의 내용이 거짓임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목격자는 38명이 아닌 6명이었고, 그중 2명은 목격하자마자 경찰에 신고했고, 다른 한 명은 괴한에게 고함을 질러 제지하려고 했었다는 겁니다. 또한 소피아 파라(여성)는 제노비스가 숨을 거둘 때까지 곁을 지켜주었다고 합니다.